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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를 놓친 SK 와이번즈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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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내게 굉장히 힘든 날 중의 하나였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성근 감독님이 시즌 중 결국 물러나시게 된 때문이다.
2007년 부임 이후 4년 동안 3차례 우승, 1차례 준우승을 시키고 올해도 우승을 향해 선두권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던 그 분이다.(그 분의 부임 전, 팀 성적은 8-7-6-2-5-3-6 순서다)

혹자는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그 시점에 굳이 팀과의 재계약 문제, 구단과의 갈등 등을 언론에 이야기하고 시즌 마감 후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그 분을 무책임하고 경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시즌을 마감하는 날 단 하루를 제외하고 1년 364일을 야구와 팀 그리고 선수들을 생각하고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1999년) 신장암 수술을 받고도 곧바로 퇴원해 주위에는 담석이라 말하며 계속 팀을 위해 경기에 나가셨던 일(이것도 2010년 승승장구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밝힘), 모기업의 부도로 지원이 거의 없어 팀의 숙식을 사재로 해결한 일, 팀의 고참 선수를 내보내라는 구단의 지시에 각서를 쓰며 선수를 보호한 일(내년 시즌 해당 선수의 성적이 기준 이하일 경우 벌금 납부) 등을 생각하면 절대로 그에게 무책임하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오히려 그토록 팀과 선수들을 사랑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결국 그런 행동까지 이르게 한 구단이 더 무책임하다. 거기에 구단은 마지막 기회도 놓쳤다.

내가 비판하고자 하는 부분은 감독님이 시즌 끝날 때까지만 팀을 맡겠다고 선언한 그 다음 날 경질을 발표한 일이다. 구단에서는 팀을 추스리고 사태를 조기 수습하기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최악의 수일 뿐이다. 나라면 다음과 같이 했을 것이다.
‘서로 간의 여러 가지 오해로 인해 결국 팀을 위해 4년 넘게 고생하신 감독님이 올 시즌 후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잔여 경기 동안 구단에서는 지금과 다름 없이 최선의 지원을 하며 마지막 홈 경기에서 감독님에 대한 영구 결번 지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념 행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팬 분들의 많은 이해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만약 구단이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첫째, 지금과 같은 야구팬들의 집중된 비판과 비난은 피할 수 있었다.
팬들은 감독님이 떠나시는 것 자체도 문제거니와 떠나시는 모양새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한 감독을 토사구팽하듯이 내치며 불명예스럽게 퇴진시켜 팬들과 야구장에서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하게 하는 것 말이다. 남녀간의 이별에도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가? 갑작스럽게 내일부터 우리 보지 말자라고 하는 것과 우리 맞지 않는 것 같으니 몇 달간 생각해보고 헤어지자라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왜 이혼 신청에 숙려 기간이 있나? 그 몇 달의 시간동안 팬들은 감독님과 이별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인생이 투영되고 있다면 억지스러운가? 내가 회사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뼈 빠지게 고생해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와 국내 1위 회사로 등극했는데 하루 아침에 나가라고 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내가 이야기한대로 했다면 ‘아 그래도 팀에서 레전드격인 감독님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는 갖추는구나’라고 생각하고 화가 누그러졌을 것이다. 구단에서 한 예우라곤 해고 통보와 구단 홈페이지에서 감독님 사진을 최대한 빨리 내리는 것(이만수 감독 대행의 사진으로 벌써 교체되어 있다)이었다. 그래서 그룹 차원의 케어가 있을 것이라는 사장의 립서비스는 농담으로밖에 안 들린다.(그리고 그런 물질, 명예욕이 있으신 감독님이시면 이렇게 많은 팬들이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구단(그룹)의 이미지와 경제적 이익 측면.
몇몇 그룹의 임원들은 깨끗한 플레이를 하지 않아 구단과 그룹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라는 말을 했었고 재계약 갈등에 그런 것도 고려되었다고 한다. 감독님이 먼저 팀을 떠나겠다고 한 시점에서 그렇다면 구단이 해야되는 것은 최대한의 실익을 챙기는 것이다. 팀을 수습하는 일은 어차피 올 시즌 말까지 불가능하다. 이만수 감독 대행이 아닌 그 누가 와도 말이다. 내가 말한 것처럼 남은 경기 동안 감독님이 팀을 맡았다면 어땠을까? 팬들과 선수들의 동요와 반발을 어떤 식으로든 점차 진정시켰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여러 분들이 남은 경기 동안 최대한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팀을 위해 플레이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팀을 응원해주세요. 그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구단 이미지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을 이용한 여러 가지 마케팅도 가능했을 것이다. SK에서의 마지막 경기들만큼 SK와 감독님 팬들에게 좋은 마케팅 수단이 또 어디 있느냐라는 말이다. 그리고 올 시즌 이후에도 계속 써 먹을 수 있다. SK에서 무슨 행사를 하면 그 분을 불러와도 좋았을 것이고(팀의 레전드가 된 선수처럼 말이다) 관련 상품도 계속 팔 수 있었을 것이다. 현실은? 홈페이지에서 그 분의 자취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관련된 상품들도 구장에서 사라졌다.

셋째, 명문 구단으로의 이미지 굳히기 실패.
지난 4년을 포함해 올해까지 SK는 명문 구단의 이미지였다. SK 왕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한 팀이 그 이미지의 밑바탕이었다. 왜 기아 타이거즈가 명문 구단이라는 이야기를 듣는가? 정작 기아 타이거즈 시절에는 우승을 한 번 밖에 하지 못 했으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9번 우승이 그 바탕이다. 그리고 그 전성기 시절에는 김응룡 감독이라는 명감독이 함께 했다. 삼성으로 옮겨 명예롭게 은퇴한 그 분이 있어 명문 구단의 이미지가 지금도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SK는 그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이룩한 팀과 감독이 명문 구단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는데 한 축을 잃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팬들도 돌아섰는데 무슨 명문의 이미지가 붙겠는가? 남들은 갖추려고 애를 써도 갖추지 못 하는데 명문 구단의 이미지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꼴이 된 셈이다.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고 그 결과는 참혹하다. 마지막 기회를 차 버린 결과는 구단의 몫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하고 싶다. 그룹 차원의 케어는 하지 않아도 좋으니 남은 시즌을 포함해 내년 이후에도 전임 감독을 비난하는 언론 플레이는 하지 마시기 바란다. 그게 그나마 그 분께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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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ike Kim

2011년 8월 19일 , 시간: 4: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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