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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마켓의 불합리한 환불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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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구글의 유료 앱 환불 정책과 관련해서 대만 정부와 구글의 갈등이 보도되었습니다.
(참조: “구글앱 15분 지나면 환불 안돼”에 철퇴…한국은? http://bit.ly/lDHwhr) 작년 12월 10일 구글이 안드로이드 마켓과 관련하여 업데이트를 하면서 앱의 환불을 15분 이내로 제한했는데 이것이 7일 이내의 환불을 보장하고 있는 대만의 소비자 보호 규정과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대만 정부는 구글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구글이 거부하자 시정할 때까지 매일 부과되는 벌금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구글은 이에 반발해 유료 앱을 마켓에서 구매할 수 없도록 기능을 막아버렸습니다. 구글의 정책이 모바일 앱에는 맞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조: 구글의 15분 이내의 환불 규정 http://bit.ly/iKrenH)

우리가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구매한다할 때 구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정 기간만 사용이 가능한 이용권이고 다른 하나는 영구적인 소유권입니다. 이용권은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동안 그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안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1개월, 6개월, 1년 등 구매한 이용 기간 동안만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이 지나 계속 사용하고 싶다면 재구매를 해야 합니다. 구매한 그 날부터 이미 시간은 카운트 되고 있기 때문에 환불을 신청하면 이용 일수와 수수료를 제외하고 환불이 가능합니다.(참조: 안철수 연구소의 환불 규정http://bit.ly/oKzCt0)

소유권은 다릅니다. 이용 기한에 제한이 없습니다. 대신 환불에 많은 제약이 있죠. 보통 오프라인 배송으로 전달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경우엔 포장을 뜯으면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인터넷과 이동 통신 기술의 발달로 요즘엔 유무선 다운로드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엔 다운로드가 끝나고 사용자가 제품을 설치했다고 간주하면(예를 들어, 제품에 할당된 라이센스 번호를 이용해 제품을 등록) 그 때부터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 모바일 앱의 경우는 어떨까요? 모바일 앱도 일종의 소프트웨어이니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앱의 가격이 싼 이유 중의 하나는 포장과 배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매와 배송이 유무선망을 이용하여 서버와 기기간에 직접 이뤄집니다. 그런데 모바일 앱은 PC와 같은 환경과 달리 앱 다운로드 즉시 설치가 됩니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PC에서는 다운로드 후 원할 때 설치할 수 있고 설치가 되어야 실제 사용자가 구매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운로드를 받았어도 몇 시간이나 며칠 후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알게 되는 경우, 소프트웨어를 잘못 구매한 것을 알았을 경우, 급한 일로 며칠 동안 설치를 못 했다가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는 경우와 같이 내가 아직 이용하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됩니다. 반면, 모바일 앱의 경우엔 다운로드 시작 = 사용 시작으로 간주되어 그 때부터 환불을 향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갑니다.

이런 이유로 모바일 앱의 환불 역시 일반 상품과 똑같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플의 경우엔 공식적인 규정은 없지만 며칠(3, 4일)안에 합리적인 사유로 환불 신청을 하면 환불을 해주고 있습니다.(참조: Mac App Store, App Store 및 iBookstore 판매 조건 http://bit.ly/9iZzno) 문제는 역시 안드로이드쪽입니다. 작년 12월 10일 15분 이내에 환불 신청을 해야 앱 구매 취소가 가능하도록 변경한 것에 대해 구글은 ‘사용자들 중 일부가 어플리케이션을 구입한 뒤 몇 분 동안 실행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사용자들에 대한 개발자들의 항의를 받아들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과연 다운로드가 시작되었다고 그것이 사용 시작으로 간주할 수 있는 조건이 될까요? 다운로드 중 혹은 설치가 끝난 후 갑자기 급한 회의로 앱을 사용해볼 시간이 없었거나 단말기에 이상이 생겨 아예 부팅이 되지 않으면 어떨까요? 갑자기 20분이 넘는 통화를 해야 될 경우는 어떻습니까? 통화 도중 구매한 앱 테스트를 해봐야 하니 우선 전화를 끊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구매한 경우는 또 어떻습니까?(결제시 암호를 물어보니 가능성은 적지만) 그걸 16분 후에 부모가 발견하면 어떨까요?

또한 모바일 마켓에서의 앱 설명서는 부실하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상당합니다. PC에서와 달리 사용자 라이센스 동의(EULA)도 받지 않죠.(안드로이드 경우엔 사용자 기기의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것인지, 어떤 기능을 사용할 것인지 물어보긴 하지만 EULA와는 비교가 안 되죠) 사용자가 부주의나 실수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앱은 어떻습니까? 몇 개의 기능은 광고대로 잘 동작했으나 몇 시간을 사용해보니 자주 다운된다든가 어떤 기능은 아예 동작을 하지 않는다든가와 같이 말이죠.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구글은 환불 시간을 15분으로 제한하며 ‘몇 분 동안 실행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악질 사용자’를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몇 분 즐겁자고 앱을 다운로드 받고 지운 후에 환불을 요청하는 귀찮은 과정을 반복하는 사람이 많다라는 것이 믿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근거를 구글이 제시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구글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이런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정말 이런 사람들 때문에 개발자들의 개발 의욕이 떨어지고 마켓의 활성화가 방해 받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진정으로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개발 회사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은 블랙마켓입니다. 구글이 손 놓고 있는 그 시장 말입니다. 안드로이드 마켓 분석 회사인 AndroLib.com에 따르면 현재 안드로이드 앱의 37.2%가 유료 앱입니다. 안드로이드 앱의 총 개수는 247,528개이니 약 92,080개의 유료 앱이 존재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죠.(참조: http://bit.ly/SKzhU)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대표적인 블랙마켓 앱인 Applanet에는14,000여개의 앱이 있고 이 중에서 유료 앱은 9천 여개에 달한다고 합니다.(Applanet 사이트는 한국에선 유해 사이트로 지정되어 접근 불가) Applanet의 모든 유료 앱이 구글 공식 마켓의 유료 앱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블랙 마켓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유료 앱을 굳이 앞에서 이야기한 귀찮은 과정을 통해 (소유하지도 못 하면서)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구글이 진짜 왜 환불 규정을 구매 후 15분 이내로 정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분석을 통해 짜증나는 사용자를 막고 개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애플에 비해 몇 발자국 뒤쳐졌던 구글이 뒤죽박죽이던 안드로이드 마켓의 UI를 고치고(윈도우폰 UI를 따라 한 것 같지만) 책 구매와 영화 대여가 가능해진 점은 그나마 바람직한 변화로 보이지만(책과 영화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이용 가능) 그것보다 더 중요한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이런 자사 이기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앞으로도 애플이 계속 앞서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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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ike Kim

2011년 7월 13일 , 시간: 8: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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